평상시 회사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A 대리. 동료들 사이에서도 두루두루 친화력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이상하게도 협업하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본인에게만 유독 까칠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일정을 조율하거나 작업 방식을 논의할 때마다 반응이 냉담하거나 불쾌해하는 동료들로 인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A 대리.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케이스 1. 배려가 갈등을 부르는 “대충 해주세요~” 타입
그거 잘할 필요 없고, 그냥 텍스트만 수정해 주셔도 되는 거예요.
그런 건 5분이면 하시지 않으세요?
A 대리는 일을 요청하거나 부탁할 때, “바쁘니까 대충 해주셔도 돼요.” 혹은 “그거 잘할 필요 없고, 그냥 텍스트만 수정해 주셔도 되는 거예요. 그런 건 5분이면 하시지 않으세요?”라는 말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A 대리는 동료에게 “대충 해주세요~”라는 말을 던진 이유는 배려의 마음에서였을 겁니다. 상대방의 시간을 아껴주고,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런 표현이 항상 의도대로 전달되지는 않습니다.
왜 이런 표현이 오해를 부를까?
“대충 해주세요”라는 표현은 ‘이 업무는 중요하지 않다’ 혹은 ‘그냥 대충 처리해도 되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특히 그 업무가 동료의 주요 업무이며, 실제로는 보다 복잡하거나 중요한 과정이 필요한 경우라면, 이런 말은 동료의 노력을 과소평가한 듯한 인상을 주어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해가 쌓이고 관계에 미묘한 갈등이 생기게 되는 것인데요. 아무리 배려의 마음이 담긴 말이라도 표현 방식에 따라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배려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배려를 온전히 전달하는 소통 방법
이런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업무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요청해야 합니다. 단순히 “대충 해달라”는 식의 표현보다는 상대방이 이 일을 맡는 데서 오는 중요성과 가치를 인지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죠. 여기에 왜 간소화된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명확한 설명을 곁들여야 합니다. 예시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예시 1.
“이거 그냥 대충 빨리 끝내주세요.”
→ “전문가이신 [이름]님이 맡아주시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간단한 수준으로 진행해 주셔도 괜찮아요.”
예시 2.
“이거 좀 이상하게 됐네요. 수정 좀 해주세요.”
→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 이 부분만 보완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예시 3.
“일정 빠듯하니까 대충해서 전달해 주세요.”
→ “이번 작업은 전체 일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소 일정이 빠듯하여, 당연히 잘 해주시겠지만 세부적인 점보다는 큰 틀 위주로 진행 부탁드립니다.”
예시 4.
“텍스트만 수정하는 거니, 5분이면 되는 거 아니에요?”
→ “이 부분은 [이름]님께서 가장 잘 아실 것 같아 부탁드립니다. 텍스트 수정이지만 결과물이 훨씬 나아질 것 같아서 의견 부탁드립니다.”
케이스 2. A부터 Z까지 전부 관여하는 타입
“A에서는 이 자료를 표로 만들어주시고, 첫 줄에는 이 내용을 넣어주세요. B에서는 이런 데이터를 추가해서 그래프 형태로 만들어주세요.”
A 대리는 협업할 때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요구하는 스타일입니다. “A에서는 이 자료를 표로 만들어주시고, 첫 줄에는 이 내용을 넣어주세요. B에서는 이런 데이터를 추가해서 그래프 형태로 만들어주세요.”와 같이 업무의 모든 관계에 관여하며, 하나라도 틀어지면 다시 수정 요청을 하곤 합니다. A 대리의 의도는 단순했습니다. 동료들이 업무를 더 명확히 이해하고, 혼란 없이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 것이었죠. 하지만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서, 동료들은 A 사원과 협업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무엇일까?
A 대리의 방식은 겉보기에 효율적이고 명확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협업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세부적인 지시는 상대방에게 업무 과정에서의 주체성을 잃게 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여 능동적 참여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방식이 반복되면, 상대방은 자신이 충분히 신뢰받고 있지 않다고 느껴, 협업 관계에서 신뢰가 손상될 우려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A 대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러한 요청 방식은 협업의 효율성과 관계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협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협업을 이끌어내는 소통 방법
A 대리가 동료들과 더 원활하게 협업하려면, 필요한 정보 명확하게 전달하면서도 상호 존중에 기반한 요청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상대방에게 일을 온전히 맡기고 믿는다는 게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을 통제하려다 보면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지고, 동료와의 관계에도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맡긴다는 건 단순히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자율성을 부여하며, 신뢰를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 동료는 더 큰 동기와 책임감을 가지게 되죠. 어떻게 소통하면 좋은지 예시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예시 1.
“A에서는 표를 넣어서 만들어 주세요.”
→ “A는 표 형식으로 만들어주시면 좋겠지만,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자유롭게 진행해 주세요. “
예시 2.
“첫 줄에는 이 내용을 넣어주세요.”
→ “첫 줄에는 이 내용이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세부 사항은 [이름]님의 전문성에 맡길게요.”
예시 3.
“이 부분은 제가 드린 기획서 3페이지 10번째 줄에 명시된 내용과 다른데요. 다시 수정해주세요.”
→ “기획서 3페이지 10번째 줄의 내용을 기준으로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 것 같아요. 혹시 해당 내용을 반영하면서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되시면 의견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작은 변화가 만드는 큰 협업의 차이
A 대리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태도입니다. 요청을 할 때 상대방의 전문성과 판단을 인정하며,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죠. 결국 협업은 기술이 아니라 관계에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과정에서 협업툴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팀 내 정보 공유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요. 모든 업무 과정을 한 곳에서 정리하고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다면 서로에 대한 신뢰와 업무 효율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입니다.